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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533]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
[연합뉴스]

 

   올초에는 한국 경제에 대한 희망이 들불처럼 곳곳으로 번졌었다.

 

   정부가 내놓은 코스닥.벤처기업 활성화대책으로 코스닥시장과 증권거래소시장이 급반등하면서 내수경기가 드디어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함으로써 '이제는 뭔가 달라지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그러나 1.4분기를 지나 2.4분기들어서는 갈수록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끌어올릴 주요 엔진으로 기대됐던 내수소비는 좀처럼 개선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유일하게 가동되고 있는 엔진인 수출도 돌아가는 속도가 확연하게 느려졌다.

 

   지난 1.4분기에 가파르게 뛰어 올랐던 심리 지표마저 다시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미국경제의 1.4분기 성장률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시기 선택만 남겨 놓고 있고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긴장은 더욱 팽팽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권은 말로만 경제회복을 선거판 구호처럼 외치고 있으나 행동으로 보여주는 경우는 드물다.

 

   더욱 답답한 것은 이제는 더이상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데 있다.

 

   전문가들은 현단계에서는 별다른 방책을 구하기 어렵겠지만 경기 확장적 정책기조를 일관성있게 유지하고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하며 좀더 길게 보고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올해 4% 성장은 가능한가


   한국은행은 지난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적어도 3%대의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는 당초 민간 연구기관들의 예상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분기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한 것은 2003년 3.4분기의 2.3% 성장 이후 6분기만에 처음이다.

 

   민간소비도 1.4% 증가하는데 머물렀고 건설투자는 2.9%가 줄었다.

 

   특히 그동안 성장을 혼자 끌어왔던 수출은 8.1% 증가에 그쳐 3년만에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둔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5%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재정경제부도 5%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비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하반기에 7%안팎의 성장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는 실현되기 어려울 뿐아니라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경기과열이라는 정책실패에 해당된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시장에서 내다보고 있는 4% 안팎의 수준에 머물 것"이라면서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 5% 성장목표를 수정해 반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외 경기상황에 따라서는 성장률이 4%에도 못미칠 가능성도 있다는데 있다.

 

   최희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대로 가면 2.4분기, 3.4분기, 4.4분기 모두 위험한 숫자가 나올 수 있다"면서 "올해 4% 성장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성장률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당초 기대감이 지나치게 컸다"면서 "작년에는 수출이 버텨줬지만 올해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나빠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부정적 신호 속출


   앞으로 경기가 더욱 하강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고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지난 4월 소비자기대지수는 101.3으로 전월의 102.2보다 0.9포인트 떨어져 4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계속 상승해 올해 3월에는 3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업종별 매출액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기실사 지수(BSI)도 5월에 114.1에 머물러 전월의 117.6보다 3.5포인트나 하락했다.

 

   이 지수는 2월 85.7에서 3월에 119.2로 급등했다가 4월에 117.6으로 고개를 숙인데 이어 2개월째 하강했다.

 

   전문가들이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전망에 많이 활용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3월에 103.2로 전월보다 0.3% 떨어져 2개월째 하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용 분야에서도 회복은 커녕 부진이 굳어지는 듯한 신호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수는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건설업 취업자는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상승세를 유지하다 작년 12월 -0.5%, 올해 1월 -3.1%, 2월 -5.6%, 3월 -3.2%, 4월 -1.0% 등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작년 1년간 증가세를 지속했던 제조업 취업자수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도소매 취업자수도 작년 12월부터 5개월재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 그동안의 경기회복 노력...물거품인가


   정부는 재정 조기집행을 통해 경기를 조속히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었고 실제로 계획 실천에 차질은 없었다.

 

   올들어 4월말까지의 재정집행 실적은 66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조8천억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계획 대비 39.1%로 작년 동기 대비 6.1% 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정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한국은행 차입금과 재정증권 발행 한도인 18조원을 모두 소진했다.

 

   또 올초부터 이자 소득세율은 1%포인트, 법인세율은 2%포인트 각각 내렸다.

 

   아울러 코스닥기업들에게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벤처.중소기업 활성화대책을 올초부터 시행했고 지난달에는 내수회복의 걸림돌인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대책까지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이 미진한 것은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에 따른 환율불안이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떨어트리고 있는 데다 ▲ 세계경기가 상승하기는 커녕, 하강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 정부가 경기회복의 노력을 기울인다면서도 부동산.건설경기의 위축을 초래하는 정책을 펴는 등 다소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조사팀장은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면 경기는 회복되기 어렵다"면서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950원선까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리 없다"고 말했다.

 

   이승우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경기 회복속도가 생각보다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내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수출의 기여도가 작년보다 떨어졌으며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회복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현단계에서는 뾰족한 추가대책이 없어 보인다.

 

   추경예산을 편성하더라도 그 실효성이 뚜렷하지 않을 뿐아니라 실행에는 3개월정도 걸린다. 하반기에 시행하는 종합투자계획은 그 규모가 크지 않아 경기회복에 별다른 도움을 못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콜금리를 내리면 당장 부동산경기 과열 조짐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있다.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서비스업 활성화대책, 중소기업 지원 추가대책, 해외투자 활성화대책 등은 중장기적 경쟁력 향상 대책이지, 당장 경기를 끌어올릴 방책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가 경기회복을 가로막는 정책을 가능한한 자제하고 ▲경기확장적인 재정.금융정책을 일관성있게 유지하며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하고 ▲좀더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 확충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위원은 "현단계에서 정부가 특별히 할 일은 없으며 경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신호만 주면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때까지는 경제심리를 꺾는 듯한 정책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재정.금융 정책의 확장적 기조를 꾸준히 지속하는 일관성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전민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고용효과가 큰 건설경기가 살아나야 하지만 최근의 부동산투기억제 정책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부동산투기억제와 건설경기 회복 등의 정책 가운데 그 어느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회: 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