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세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갔다.
정부와 청와대, 여당이 지난 17일 부동산대책회의에서 기존의 부동산 세제가 투기를 막는데 미흡하다고 보고 보완책을 마련키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유세중에서도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적지않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종부세가 투기꾼들의 부동산 매입에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종부세는 다시 손질돼 내년 이후에 적용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양도소득세도 2007년 전면적인 실가과세를 앞두고 있어 체계의 전반적인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종부세 무엇이 문제인가
작년말 종부세가 도입될 당시 이 세제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러나 입법권을 가진 국회는 이를 외면한채 부동산세제를 당초보다 완화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 결과, 종부세 대상의 기준은 국세청 시가로 주택 9억원, 나대지 6억원, 사업
용토지 40억원 등으로 정해졌다.
당연히 '솜방망이 종부세'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주택의 경우 국세청 기준시가(또는 건교부.지자체 기준시가) 9억원짜리는 실제 시가가 11억∼12억원에 이른다. 즉, 고가의 주택이 종부세 대상에서 빠진 셈이다.
나대지의 종부세 기준도 너무 높게 정해졌다는 주장이 많았다.
더욱이 주택, 나대지, 사업용토지를 합산하지 않은채 각각 종부세 대상인지 여부를 판정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주택.나대지.사업용토지 수십억원어치를 갖고 있는 부동산 부자들이 종부세를 내지 않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즉 주택.나대지.사업용토지가 각각 기준가격에 미달하면 종부세를 전혀 부담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종부세와 재산세의 세율도 올릴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다시 나오고 있다.
현재, 주택 종부세의 경우 전국의 모든 주택을 합쳐 ▲국세청 기준시가로 9억원 이상일 경우 초과분이 20억원까지 1.0% ▲20억원초과∼100억원 2.0% ▲100억원 초과 3.0% 등 3단계로 과세된다.
9억원 이하에 해당되는 주택분 재산세의 세율은 물건별로 0.15∼0.5%가 적용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작년말 입법당시 지적된 종부세의 문제점들을 재검토해 수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면서 "주택분과 나대지 재산세율도 낮다는 지적이 많아 재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간 보유세 증가 상한선을 50%로 정해 부동산 부자들의 세금을 덜어주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도 검토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 양도세 체계 전면 변경
양도세의 체계 변경은 이미 예고된 상태다.
양도세 실가과세가 내년도 1가구2주택에 이어 2007년에는 모든 주택으로 확대되는 만큼 기존의 체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양도세 세율체계와 장기보유 특별공제, 투기지역 페널티, 비과세 대상 등 양도세제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예정이다.
주무 부처인 재경부는 단순한 세율조정 수준에 머물지 않고 복잡하고 어려운 세율체계를 보다 간편하고 효율성있게 고치는 방안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율은 올라가기 보다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재경부 관계자는 "보유세가 현재보다 강화된다면 양도세율을 상향조정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실가과세가 도입되면 세부담이 적지않게 늘어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지난친 세금증가는 조세저항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세율인하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고가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 부담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이 강구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정부는 아울러 내년부터 실거래가신고를 의무화하는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이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그래야 투기세력에 대한 투명한 과세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실거래가신고제가
도입되지 않으면 실가과세 추진일정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 문제점은 없나
이런 조세제도 변경은 그 취지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뿐아니라 정부당국의 신뢰성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조세제도가 순식간에 바뀌는 '조변석개'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종부세를 포함한 새로운 보유세제는 아직 시행도 하지 않은 상태다.
물론, 정부는 세제를 변경하더라도 최종 확정이전에 공청회 등을 통해 민의를 충분히 수렴하고 시행시기도 내년 이후로 미룬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부동산 조세행정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우려되다.
게다가 다시 변경된 세제가 부동산 투기를 잡는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다.
민간연구기관 관계자는 "정부가 실수를 신속히 인정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라면서 "그러나 정부가 제도도입이나 변경시에는 항상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