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직후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설립된 자산유동화전문회사(SPC)가 발행한 후순위채권을 은행들이 고가에 매입한데 대해 국세청이 과세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간 조세당국과 금융권간에는 은행들이 후순위채권을 시가보다 고가인 액면가로 인수, 세금을 탈루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왔다.
특히 국내 은행들이 지난 99년부터 2003년까지 매입한 후순위채권 규모가 30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국세청이 과세하게 되면 엔화스와프예금 과세에 이어 조세당국과 금융권간 '제2의 법정공방'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국세청 관계자는 19일 "은행들이 후순위채권을 시가보다 비싼 액면가로 인수한 것은 사실이나 자산유동화 관련 법규에 따라 부실채권을 청산하기 위한 과정이었던 만큼 부당행위로 규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후순위채권의 매매당사자인 은행과 SPC는 별도의 법인이기는 하지만 SPC는 사실상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인 만큼 고가로 매매됐다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과세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후순위채권 매매 당시의 시가와 액면가 사이의 차액은 '처분손실'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후순위채권 매입대금 논란은 은행들이 외환위기 당시 부실채권이 급증하자 이를 SPC에 매각하면서 비롯됐다.
SPC는 회수 가능성이 높은 채권은 선순위채권을 발행해 일반에 매각했으나 팔리지 않는 부문은 후순위채권을 통해 은행에 되팔았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시가보다 고가인 액면가로 인수, 세금을 탈루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농협은 지난해 9월 정기 세무조사 과정에서 후순위채권 매입대금 처리와 관련해 국세청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올초 국세청은 이를 재정경제부에 전달, 국세청과 재경부는 결국 '비과세' 방침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