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나 건물을 지나치게 많이 소유한 ‘부동산 부자’의 세금부담이 종합부동산세의 도입으로 내년부터 크게 늘어나 현재의 부동산 보유세보다 2∼3배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조세형평성을 높이고 부동산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유력하게 검토됐던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최고세율 중과세 방안이 빠지는 등 당초 개편방향에서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동산보유세제개편추진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부동산세제 개편방안을 발표, 3일 공청회를 갖고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종합부동산세법안을 제출키로 했다.
당초 ‘토지와 건물을 합산해 과세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토지와 건물을 분리해 과세하는 방안’만을 검토했다.
이날 회의에서 조세연구원은 우선 토지에 대해 걷는 종합토지세를 토지세와 종합부동산세로 분리하고 토지세는 현행처럼 시ㆍ군ㆍ구에서 걷는 방안을 제시했다.
과세표준은 지자체의 입김을 배제할 수 있도록 ‘공시지가의 50%’로 법령에 규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또 토지분 종합부동산세는 세부담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도록 조정하되 5∼7단계의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토지분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을 ‘토지소유가액이 일정액 이상인 고액보유자’로 할지, 별도의 기준을 두지 않고 ‘2개 이상의 지방에 토지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할지를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건물에 대한 과세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로 나눠 과세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와 관련해 △주택과 사업용 건물을 모두 합산하거나 △사업용 건물과 공장용 건물을 제외한 주택만 합산하는 방안 등이 검토됐다.
재산세는 작년까지 면적기준으로 부과하였으나 올해부터는 국세청 기준시가(시가의 80%)를 기준으로 매겨진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 보유세의 실효세율은 현행 0.1%에서 0.3%까지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결국 종합부동산세 도입으로 2005년에는 올해의 2∼3배 수준까지 부동산 보유세가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10.29대책’ 직후, 직접 살지도 않으면서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투기세력으로 간주하고 최고세율로 중과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던 방침은 백지화됐다.
이종규 재경부 세제실장은 주택에 대한 과세문제와 관련해 “비거주 다주택을 최고세율로 중과하는 방안은 검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제 390호 (2004.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