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업 지배구조는 동아시아에서 중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5일 서울 코엑스(COEX)에서 개최된 제16차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 총회의 분야별 포럼 행사에서 '동아시아 경제내 기업지배구조 평가'라는 주제발표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5∼8월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9개 경제권의 기업지배구조 전문가에 의한 현행 규범 평가와 펀드매니저 및 애널리스트 25명이 판단한 실질 관행에 대한 평가로 구성됐다.
펀드매니저 등이 10개 항목에 걸쳐 평가한 각 경제권의 실질 기업지배구조 관행은 싱가포르가 50점 만점에 39.80점으로 제일 높았고 홍콩이 39.04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3위인 한국은 26.06점인 것을 비롯해 태국 25.89점, 대만 25.68점, 말레이시아 25.30점 등 모두 4개국은 20점대였고 필리핀 19.60점, 인도네시아 17.37점, 중국 16.99점 등 3개국은 10점대였다.
그러나 주주권리, 내부자거래 규제를 비롯한 주주에 대한 공정한 대우, 이사회 책임, 투명성과 정보공개, 종업원을 비롯한 이해관계자 역할 등 5개 분야의 현행 규범 평가 결과에서는 중국, 필리핀,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등 순으로 점수가 높았다.
장 교수는 "동아시아 각국이 1997년 금융위기 뒤 기업지배구조 제도를 새롭게 갖추는 등 한국만 변한게 아닌 만큼 제도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며 "그러나 실제 집행 측면에서는 펀드매니저 등 투자자의 평가 결과가 판이하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제도가 잘 갖춰져 현행 규범에 대한 평가에서는 각각 1, 2위를 차지한 중국과 필리핀이 투자자 평가에서는 하위권에 머무르는 이유다.
장 교수는 "동아시아 경제권은 이제 비교적 합리적으로 짜여있는 기업지배구조의 규범이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한국의 경우 1, 2위와 점수차와 큰 만큼 3위라기 보다는 중간권 국가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장 교수가 PECC의 의뢰를 받아 홍콩 학자와 함께 작성한 것이다.
PECC총회는 이날 무역, 금융, 지역공동체 등 분야별 포럼을 시작으로 정식 일정에 들어가며 6일부터 이틀간 쳉시웨이 중국 전국인민대표자회의 부위원장, 프레드 버그스텐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 소장, 밥 호크 전 호주 수상 등이 참여하는 본회의가 진행된다.
버그스텐 소장은 사전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미국 무역적자와 아시아권의 흑자등 무역 불균형은 보호주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번 APEC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사태 수습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