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등 전염병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의 헌혈 혈액이 대량으로 다른 사람에게 수혈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에이즈에 감염된 20대 남자의 헌혈 혈액이 한 여성에게 수혈된 사실이 최근 알 려진데 이어 말라리아 등 전염병 감염자의 헌혈 혈액까지도 여과없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혈액관리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허점을 드러냈다.
9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전재희(全在姬.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 료에 따르면 적십자사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법정전염병 감염자 명단을 넘겨받아 13 만명의 헌혈 경력을 조회한 결과, 2003년부터 올해 6월까지 말라리아 등 법정전염병 에 감염된 경력이 있는 549명이 헌혈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헌혈한 혈액량은 모두 1천890유닛(1유닛은 1명분)이었으며, 이 가운데 1 천206유닛이 수혈되고 541유닛은 성분이 분리돼 의약품 제조 등에 사용됐으며 나머 지는 폐기되거나 재고로 남았다.
전염병별로는 치료 후 3년간 헌혈이 금지된 말라리아 감염자 38명이 헌혈했고 이 중 22유닛이 수혈용으로 공급됐다.
또 결핵 환자 270명, 유행성이하선염 198명, 쓰쓰가무시증 22명, 세균성 이질 7 명, 신증후군출혈열 4명, 뎅기열 3명, 장티푸스 2명, 렙토스피라증이 헌혈에 참가했 으며 브루셀라증, 수막구균성수막염, 파라티푸스, 홍역 감염자도 각각 1명씩 헌혈했 다.
혈액관리법 제7조 채혈금지대상자 규정은 결핵, 말라리아, 세균성 이질 등 법정 전염병 진단을 받았거나 치료 후 일정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은 헌혈에서 배제하 고 있다.
혈액관리본부는 말라리아 등 전염병 환자의 혈액이 수혈용으로 공급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역학조사를 통해 2차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나 수혈에 의한 말라 리아 감염은 2001년 이후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 같은 사태는 적십자사가 질병관리본부에 신고되는 법정 전염병 환자가 누구인지 확인하지 않고, 질병관리본부도 대한적십자사에 전염병 환자 정보 를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전염병 감염 혈액을 수혈받은 사람 전원에 대한 역학 조사가 필요하 다"며 "보건복지부 등이 수혈자 본인에게 감염혈액 수혈 사실을 통보하도록 하고, 향후 이들의 전염병 감염 여부를 국정감사 기간 보고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