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
정부는 지난 8월 26일 2005년 세제개편 기본방향을 ① 경제활력 회복 및 성장잠재력 확충 ②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통한 세입기반확대 ③ 양극화·고령화에 대응한 세제보완 ④ 국가균형발전 ⑤ 세제간소화를 통한 납세편의 제고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재정경제부로부터 연구용역을 의뢰받은 한국세무학회에서는 9월 8일 한국조세연구원에서 ‘성실 중소사업자 간편납세제도’ 도입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심태섭 단국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였으며, 임향순 한국세무사회 회장 등 15명의 토론자와 정병용 부회장등 15명의 배석자가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했다.
발표된 연구보고서의 핵심요지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근거과세의 틀을 유지하면서 복식부기에 정보화를 적용한 전자장부에 의해서 계산을 단순화한다.
둘째는 세무조정을 단순화하여 신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납세자의 납세협력비용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한 토론자와 배석자의 토론 요지는 다음과 같다.
① 시스템 회사의 전자장부 시연을 보니 전자장부는 어려워서 회계에 관한 전문가이거나 상당한 지식을 가진 자가 아니면 할 수 없으며, 사업자는 사업에 전념하는 하는 것이 유리하다. ② 전자장부를 하더라도 원천적인 매출누락과 기술적인 누락은 방지할 수 없다. ③ 전자장부는 무자격자들의 장부공장이 될 것이다. ④ 간편납세자 대상이 너무 넓다. ⑤ 객관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지 아니하면 근거과세를 해치고 공평과세가 무너진다. ⑥ 중소기업은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하며, 납세협력비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⑦ 성실한 중소기업은 현재보다 조세지원이 줄어든다. ⑧ 성실하고 투명한 사업자를 누가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⑨ 외부조정면제는 국세행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⑩ 간편한 것이 납세자에게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⑪ 납세자의 가장 큰 어려움은 세무조사와 빈번한 세법의 개정에 있다. ⑫이와 같은 문제점 없이 세무절차를 단순하게 할 수 있다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이와 같은 ‘성실 중소사업자를 위한 간편납세제도’의 도입은 선진민주세제의 근간인 근거과세와 공평과세에 배치되는 많은 문제점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으으로 많은 전문가와 조세전문단체의 의견을 존중하여 금년도 세제개편에서 제외해야 한다.
1. 정부의 간편납세제도 도입배경에서
가 도입의 필요성
① 영세사업자나 중소기업은 세무지식이 부족하여 세금을 계산하여 신고·납부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② 중소기업에 대해 여러 가지 조세감면제도가 있으나 이를 기업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③ 더욱이 회계처리나 세무처리를 잘못하면 나중에 세무조사를 받거나 세금을 추징당하기 때문에 세무업무를 걱정한다.
나. 기대효과
① 세무절차 간소화를 통해 직접·간접의 납세비용 절감 ② 전자장부를 통해 부가세, 소득세, 법인세 등 간편 계산 ③ 성실사업자의 투명성강화와 세무조사의 불안감에서 해방
2. 문제점
정부에서는 간편납세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위와 같은 내용으로 발표하였으나, 이는 진정한 중소사업자의 어려운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이 나온 것이다.
첫째, 영세사업자나 중소기업은 세무지식이 부족하여 세금을 계산하여 신고·납부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그러나 사업자가 법인세와 종합소득세를 기장에 의하여 신고·납부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여 작성된 재무제표상의 당기순이익을 기초로 하여 세법을 적용하는 것이므로 중소사업자가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중소기업회계기준’을 먼저 제정하는 것이 계산을 단순하게 하는 것이다.
국세기본법 제20조(기업회계의 존중)에서 “국세의 과세표준을 조사·결정함에 있어서 당해 납세의무자가 계속하여 적용하고 있는 기업회계기준 또는 관행으로서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은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인세법 제60조 제2항(과세표준의 신고) 및 소득세법 제70조 제4항(종합소득 과세표준확정신고)에서도 법인세 및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에는 그 신고서에 기업회계기준을 준용하여 작성한 대차대조표·손익계산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개인의 경우 그 부속서류 및 합계잔액시산표)를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물품을 구매하거나 용역을 발주할 때 또는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할 때 기업회계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 재무제표를 요구하고 있다. 현행 기업회계기준은 IMF사태 이후 국제회계기준에 합치시키라는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요구를 수용하여 1998년 12월 12일자로 전면 개정한 것으로 그 내용이 워낙 어려워 전문가도 이 기준에 따라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필자는 수년 전부터 이와 같은 중소기업의 어려운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외부회계감사를 받지 아니하는 중소사업자가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중소기업회계기준’을 제정하거나, 모든 세법에서 ‘세무회계’를 우선 적용하여야 한다고 학술토론회와 신문기고를 통해서 여러차례 주장(1998.6.16 대한상공회의소·매일경제신문·세무학회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기업회계와 세무회계 조정방안 심포지움’, 2003.7.18일자 세무사보 370호 기고문 ‘세무회계의 개선방안’, 2005.3.14일자 한국세정신문 제3643호 기고문 ‘세무회계의 문제점’)하여 많은 전문가로부터 동의를 받고 있었으나, 정부에서는 별로 관심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금년 8월 1일(平成 17年 8月 1日)자로 중소기업회계기준(中小企業의會計에 關한 指針)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도 어려운 기업회계기준을 그대로 두고 세금을 쉽게 내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회계처리를 쉽게 할 수 있는 중소기업회계기준을 먼저 제정해야 한다.
둘째, 중소기업에 대해 여러 가지 조세감면제도가 있으나, 이를 기업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하였다. 그러나 세무사가 수임하여 조정계산서를 작성하거나 신고대리를 한 경우에는 모두 감면혜택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대기업에 비하여 종업원·자산·자본의 규모가 작은 기업으로서 중소자본으로 운영할 수 있는 비교적 노동집약도가 높은 업종이 많으며, 대기업에 비해서 자본이 취약하고 우수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력확보가 어려우며, 설사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더라도 고액의 인건비 때문에 회계와 세무처리를 외부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그러므로 조세전문가인 ‘세무사’에게 의뢰하여 기장대리, 신고대리, 외부조정계산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모든 감면을 다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많은 조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회계와 세무업무를 회사자체에서 처리하거나, 대리비용을 절약하기 위하여 사이비 등 무자격자에게 의뢰한 경우에는 전문지식이 부족하여 감면혜택을 못 받거나 잘못 처리하여 차후에 추징 등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더욱 많을 것이다.
셋째, 회계처리나 세무처리를 잘못하면 나중에 세무조사를 받거나 세금을 추징당하기 때문에 세무업무를 걱정한다고 하면서, 성실중소사업자로서 표준전자장부를 작성하게 되면 ‘세무조사를 배제’하고 ‘외부조정계산서’ 제출을 면제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성실중소기업이라 하여 외부조정계산서를 면제하는 경우에는 전문성이 없는 사업자나 사이비에 의해서 어려운 표준전자장부를 하고 결산과 자기조정을 하게 되므로 더욱 세무조사를 받거나 추징당할 가능성이 많다.
현행 소득세법 제160조 제2항에서 일정규모 미만의 사업자는 간편장부의무자로 규정하고 기장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주고 있으나, 영세한 사업자는 이 마저도 직접 장부를 하는 자가 극소수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아무리 규모가 작은 사업자로 하더라도 자기가 전문성이 없는 일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보다는 회계와 세무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그 시간에 안심하고 자기의 사업에 열중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표준전자장부’ 역시 사업자가 직접 처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며, 전문성이 부족한 사이비 등 무자격자가 처리하는 경우가 더 많아 결국은 사업자와 정부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이다.
1995년 소득세신고납부제도로 개정되기 전에는 국세청장이 정하는 일정기준 이상의 소득금액신고(서면신고)를 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세무조사를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이때 상당수의 납세자들은 실지소득이 신고기준율에 미달하여도 세무조사를 받지 않기 위해 소득금액을 올려서 신고한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납세자가 세무조사를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아무리 성실하고 깨끗한 납세자라 하더라도 세무공무원이 나와서 조사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편(안)과 같이 감가상각비, 접대비, 기부금, 퇴직급여충당금 등 각종 경비의 계산 간소화는 하되, 반드시 외부조정계산서를 첨부하게 하여 전문가의 조력과 검증을 받은 자를 성실납세자로 선정하고 세무조사를 면제하는 것이 납세자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다.
넷째, 세무절차 간소화를 통해 납세협력비용을 절감하는 기대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납세협력비용은 납세자와 세무사의 전자신고로 막대한 행정비용을 절감한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국세청이 인터넷 ‘홈택스서비스’를 운영한지 3년만에 전자신고율이 OECD 회원국 중 최고의 수준에 도달하였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이익은 약 3,000억원에 추산된다고 보도하였다.(한국세정신문 3673호 2005.6.27 및 조세일보 2005.6.25) 그 내용을 보면 세무사 98%와 전체사업자 53%(법인 61.5%)가 홈택스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으며, 세무신고서 대부분이 인터넷으로 제출되고 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제104조의8(전자신고에 대한 세액공제) 제1항 및 제2항에서는 납세자가 직접 국세기본법 제5조의2 규정에 의한 전자신고의 방법에 의하여 소득세 또는 법인세 과세표준신고를 하는 경우에는 1인당 2만원을 공제하고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를 하는 경우에는 1인당 1만원을 공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동조 제3항에서 세무사법에 의한 세무사(세무법인을 포함한다)가 납세자를 대리하여 전자신고방법에 의하여 직전과세연도 동안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신고를 모두 한 경우에는 당해 세무사의 소득세 또는 법인세의 납부세액에서 납세자 1인당 1만원(공제대상금액 연 100원 한도)을 공제한다라고 규정하여 전자신고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그러나 전자신고를 함으로써 국세청은 엄청난 행정비용이 절감될 뿐만 아니라 전산입력시 발생되는 오류에 대한 책임도 면하는 최대의 수혜자가 되었으며, 직접 신고하는 납세자도 세무서까지 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게 되었고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2회와 소득세 및 법인세신고 1회에 연 4만원의 세액공제를 2004년부터 받고 있지만, 세무사는 납세자의 직전연도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2회와 소득세 및 법인세신고를 모두 한 경우에만 1인당 1만원을 공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음으로써 납세자에 비해 4분의1 수준에 불과하여 세무사는 국세행정의 기여도에 비해 받는 혜택이 너무도 미약하고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
또한 세무사가 법인세조정계산서 업무만 수임한 법인 중에 비교적 규모가 큰 법인의 경우에는 전자신고를 해야 하는 서식종류가 수십 가지가 되고, 계정과목이 100여가지가 넘는 회사의 합계잔액시산표상 모든 계정의 대·차 합계금액을 계정과목이 단순한 표준대차대조표 서식에 넣기 위해 유사한 계정의 금액을 일일이 집계하여 입력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신고기간 종료가 임박한 시간에 급하게 집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쉬운 오류에 대한 책임도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세액공제가 전혀 없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이 챙긴다’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수임업체의 전자신고는 세무사가 했다. 그런데 가장 큰 수혜자는 정부이다. 정부는 막대한 행정비용이 절감되었으나 납세자와 세무사에게 주는 혜택은 너무나 인색하다.(한국세정신문 제3684호 2005.8.4, 세무사계 ‘세정협력 정당한 평가 아쉽다’)
그러므로 세무사가 대리로 전자신고를 하던 또는 납세자가 직접 전자신고를 하던 정부가 행정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세무사가 대리하는 전자신고에 대해서도 납세자와 동일한 세액공제를 해야 하며, 전자신고를 하는 사업자에게는 기장세액공제를 확대하여 납세협력비용을 보전해 주고, 납세자는 이 공제액으로 세무사에게 수임료를 지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세무사는 납세자의 모든 세무신고를 전자로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납세자·세무사·정부 모두 수혜자가 되는 것이다.
다섯째, 조세제도의 후퇴이고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종전의 표준소득율제도와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제도는 근거과세제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거래질서를 바로잡지 못하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에 근거과세제도 확립을 위한 방안으로 수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처 표준소득율제도를 폐지하고, 기준경비율 및 단순경비율제도를 2002년 1월 1일부터 시행하여 이제 겨우 3년이 경과했다. 이렇게 새로운 제도가 아직 뿌리도 채 내리기 전에 또다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조세제도의 후퇴이고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3. 개선안
◈ 간편납세제도 도입 이전에 중소사업자가 회계처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회계기준을 먼저 제정해야 한다. ◈ 납세자가 세무신고때 첨부한 재무제표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 등에서도 수정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현행의 표준재무제표, 간편장부제도, 기준경비율제도를 보완하고 개정해야 한다. ◈ 만약 성실한 일부 중소사업자에 대하여 간편신고제도를 도입하는 경우에는 종전의 서면신고제도와 같이 성실성을 검정하기 위해 외부조정계산서를 반드시 첨부토록 하고, 객관적인 탈루사실이 없으면 세무조사를 면제해야 한다.
세무사신문 제421호(2005.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