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후 조합원이 아닌 일반인에게 분양되는 일부 아파트의 대지권에 대해 조합측이 등기를 마쳤을 때 취득세를 부담해야 하는지 를 놓고 법원의 엇갈린 판결이 나왔다.
대지권은 아파트 등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가 건물 전체 땅에 대해 갖는 지분적 권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신동승 부장판사)는 17일 서울 구로구 N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재건축 후 일반분양용 아파트에 대지권 등기를 했다가 취득세 등 2천여만원을 물게 되자 이를 취소해 달라며 구로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피고는 과세처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지권은 토지소유권과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재건축된 건물이 자리잡은 땅 크기에 변동이 없다면 그 일부분에 새로 대지권 등기를 했다고 해서 조합측이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재건축 전 조합원들은 땅 전체를 조합측에 신탁했으므로 대지권도 함께 맡긴 셈인데 유독 일반분양분 아파트의 대지권 부분만 등기와 동시에 신탁관계를 끝냈다고 볼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재판부는 앞서 서울 고척동 J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일반분양용 아파트 대지권 등기를 원인으로 취득세를 부과당하자 관할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같은 이유로 과세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반면 지난달 이 법원 행정5부(김창석 부장판사)는 서울 은평구의 한 재건축조합측이 일반분양된 아파트 72세대에 대해 대지권 등기를 한 뒤 부과된 취득세 등 6천여만원을 취소해달라며 은평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과세는 정당하다"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합원용 주택이 아닌 일반분양용 땅 지분에 대지권 등기를 마친 것은 별도의 사업주체가 된 재건축조합이 실질적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며 일반분양용 땅마저 조합원들이 신탁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재건축조합은 법인세법이 적용되는 비영리 내국법인에 해당하고 일반분양을 통해 얻게 되는 수입은 법인의 자산이 된다"며 "재건축 후 해산했어도 조합원들이 자산을 분배받았고 그 액수가 취득세액을 훨씬 초과하는 이상 납세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