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李庸燮) 청와대 혁신수석이 25일 언론이 사용하는 '혈세(血稅)'라는 용어에 대해 "과연 우리나라에 혈세란 말을 쓸 만큼 가혹한 세금이 존재할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수석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제 전문가로 재무부 조세정책과장, 재경부 세제실장, 관세청장, 국세청장 등 세정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내 개인 블로그 '이용섭의 日新又日新(일신우일신)'에 올린 '혈세, 적절한 표현인가?'라는 글에서 "국어사전에는 혈세를 '가혹한 조세'로 정의하고 있다"며 언론과 국회가 혈세라는 용어 사용에 주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수석의 이 같은 언급은 참여정부의 복지예산 증가와 부동산 세제 강화와 관련,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세금폭탄"이란 신조어를 만들며 조세저항을 우려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혈세에는 봉건시대나 전제군주시대에 납세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부과하고 징수하는 부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며 "따라서 국민의 건전 납세의식을 유도해야 할 언론이나 세법을 만드는 국회에서는 혈세란 표현을 신중하게 사용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민의 납세의식은 역사적 산물"이라며 우리사회와 서양의 납세관을 비교하기도 했다.
우리의 납세관에 대해 이 수석은 "해방 후에도 상당기간 독재정권이 지속되다 보니 세금 안 내는 것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게 되었고, 조세란 필요악이라는 '박탈적 납세관'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양의 경우 미국의 백만장자들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상속제 폐지정책에 반대운동을 전개했던 것에서 보듯 "독립전쟁이나 시민혁명 등이 세금문제를 계기로 일어났기 때문에 세금 내는 것을 애국심과 결부시켜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참여적 납세관'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 수석은 "세금 내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성실납세는 칭송하고 탈세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납세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선동적인 혈세란 말 대신에 소중한 세금, 값진 세금으로 순화해서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