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법 쓴 개정 세무사법의 의의와 과제(1)에 이은 것이다. 지난 번의 글에서는 세무사법 개정의 핵심 내용인 세무사의 자격과 명칭에 이어서 달라진 등록사항과 세무사등록 전 실무교육, 다양화된 징계의 종류, 세무사 소속직원의 연수교육, 세무사회의 연수원 설립, 세무법인의 손해배상책임보험 및 기존 합명회사 성격의 세무법인 조직변경 기한 1년 연장 등에 관하여 차례로 살펴보자 한다.
1. 세무사의 등록
세무사의 등록은 이 번 개정에서 쟁점이 한 참 비켜나 있었다. 자동자격의 문제는 세무사의 등록과는 거리가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었고, 자동자격을 폐지하는 데 따르는 보완 문제만이 주로 논의가 됐었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와 공인회계사가 어떠한 형식으로 세무대리의 등록을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자동자격자에 대하여 그 자격의 내용을 업무수행권과 자격호칭권을 분리하여 업무수행권만 자동자격자에 주어지는 방향으로 입법이 급선회하면서 세무사의 등록에 관한 제6조의 규정이 손질을 보게 되었다.
개정된 제6조의 규정에 의하면, 종전에는 세무사이면 모두가 재정경제부에 비치된 세무사등록부에 세무사의 등록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법에서는 세무사의 자격을 가진 자 중에서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한 세무사의 자격자(세무사법 제3조 제1호)만이 세무사의 등록을 하고 공인회계사의 자격자는 제20조의 제1항에서 규정된 업무등록인 세무대리의 등록을 하게 하여 그 구분을 하고 있다. 전자의 등록은 자격과 업무에 관한 것인데 비하여 후자는 업무에 관한 등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업무등록 대상자인 공인회계사의 경우에는 그 자격만으로는 등록이 불가능하고, 공인회계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등록을 필한 자만이 세무대리의 등록이 가능하다. 이러한 등록상의 차이 때문에 세무사등록부에 등록을 한 세무사는 자격호칭권이 주어져 세무사의 칭호를 사용할 수 있지만(세무사법 제20조 제2항), 세무대리의 업무등록을 한 공인회계사에 대하여는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세무사의 등록이나 세무대리의 등록을 할 수 없는 변호사 역시 세무사의 자격은 있지만 ‘세무사’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2. 등록전 실무교육
세무사가 등록을 하기 전에 먼저 실무교육을 이수하여야 등록을 할 수 있다. 종전의 규정은 1차 및 2차시험합격자와 공인회계사로서 실무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자만이 6월의 실무교육을 받아야 했다(세무사법시행규칙 제12조 제3항). 이것이 개정되면서 실무교육대상자를 포괄적으로 세무사의 자격을 가진 자로 하고 이들에 대하여 6월이상의 실무교육 이수의무를 지웠고, 다만, 시험합격자중에서 1차시험과 2차시험중 일부가 면제되는 경력자에 대하여만 예외적으로 그 교육기간을 1월이상으로 단축하였다.
여기서 5급이상 국세공무원의 경력으로 세무사의 자격을 취득한 자는 위와 같은 시험면제자가 아니어서 6월이상의 실무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부칙 4조에서 그 교육기간을 1월이상으로 한다는 특칙을 두게 된 것이다.
세무사명부는 물론 세무대리등록부에 등록을 하지 않는 변호사는 실무교육이 따로 필요 없이 변호사법에 의한 직무로써 세무업무를 할 수 있지만, 공인회계사는 공인회계사로서 등록을 한 경우에만 세무대리등록부에 등록을 할 수 있고, 또 공인회계사로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공인회계사법의 규정에 의하여 실무교육을 반드시 이수하여야 하기 때문에 그 실무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공인회계사가 세무대리의 등록만을 하여 세무업무를 할 수는 없다(세무사법 제20조의2 제1항).
1. 세무사의 징계제도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면서 까지 전문가제도를 인정하는 이유는 그 전문가의 활동이 공익적인데 있다. 그러므로 전문가제도가 본래의 목적대로 운용하도록 보장하기 위한 장치의 하나가 행정적이며 감독이며 그 감독수단이 바로 징계처분이다. 세무사의 징계제도는 세무사가 조세전문가로서 납세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에 이바지하도록 하기 위한 보장장치인 셈이다. 그러므로 세무사의 징계는 기본적으로 세무사법의 위반과 세무사회 회칙 위반자에 대한 행정상의 책임이며, 그에 대한 제재의 수단이 세무사 권리의 제한이다.
행정적 제재를 가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재재내용에 관하여는 행정청에 대하여 폭 넓은 재량을 부여하였고, 그 재량의 범위내의 징계에 대하여는 사법적 심사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세무사법에서 규정된 징계의 종류는 등록취소와 2년이내의 직무정지 두 가지만으로 규정하고 있어서 경미한 징계에 대하여도 직무정지 이상의 중징계 처분만을 하였다. 물론 그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맞는 것인가 즉, 사법적 심사대상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별론하고 현실적으로 가혹한 처분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세무사에 있어서 직무정지는 신용상에 심대한 타격을 입는 것이어서 그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개정에서 그동안 여러번 시도하다가 실패했던 징계종류가 다양화됐다. 종전에는 없었던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와 견책이 추가됨으로써 이제는 경미한 위반 사항에 대하여는 직무정지까지 당하는 수모는 덜게 됐다(세무사법 제17조 제2항). 당초에는 과태료가 5백만원으로 제안됐으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1천만원으로 상향조정이 됐다.
과태료가 5백만원이나 더 인상됐으니 잘못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결국 직무정지와 과태료 중 어는 쪽을 선택해야 하는가 하는 양형의 문제에서 과태료가 낮으면 직무정지의 쪽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면 잘못된 입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징계혐의자가 스스로 등록을 취소한 경우의 제재조치인 자격정지제도 대신에 등록거부로 변경하였다. 종전에는 모두가 세무사의 자격으로 등록을 하였기 때문에 세무사의 징계에서 자격정지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초 개정안은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에 대하여는 세무사자격을 폐지하는 대신 따로 그들의 고유자격으로 세무대리등록을 하는 안이었으므로 그들 자격에 관해서 규정이 없는 세무사법의 규정으로는 변호사 또는 공인회계사에 대하여 자격정지 명령을 내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법리적인 모순을 피하기 위하여 실질적으로 효과가 같은 등록거부명령제도로 전환하였고, 그 명령을 받은 자이면 등록거부사유가 돼 세무사는 세무사의 등록을, 공인회계사이면 세무대리등록을 할 수 없게 된다(세무사법 제4조). 따라서 등록거부명령은 새로운 징계제도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자격정지제도의 변형에 불과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징계가 상당히 완화됐다. 징계의 양형은 징계기관의 자유재량에 속한다. 그리고 그 양형은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영역이기 때문에 사법심사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종전의 징계에서는 세무사법위반이면 모두가 업무정지이상의 중징계 처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하여 왔고 이 번에 그 결실을 맺은 셈이다. 이번 개정으로 비례의 원칙에 맞는 징계를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종전의 중징계를 받던 징계사안에 있어서 이제는 상당수가 과태료 또는 견책의 처분에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무사의 기본권의 신장임과 동시에 합리적인 징계제도로 발전했다는 데 이 번 개정의 의의가 있다. 앞으로 세무사회로의 징계권 이양과 민주적이며 투명한 징계절차를 마련해 간다면 머지 않은 장래에 세무사의 징계제도는 완비가 될 것이다.
2. 그 밖의 개정들
세무사의 사무직원은 종전 직무보조자에서 사무직원으로 법률상 명칭이 변경되고 자격, 인원 및 연수에 관해서 재정경제부령으로 정할 수 있게 규정하여 사무직원에 대하여 연수를 강화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마련됐다(세무사법 제11조 및 제12조의4).
이 부분은 대외적 의미가 강하지만 내부적으로도 사무직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고 또한 지금보다 회에서 회원에게 부담지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무직원 연수교육에 관한 개정과 더불어 세무사회에서 연수원을 설립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에 다른 법령상의 제약에 구애됨이 없이 세무연수원 설립이 가능해 졌다. 또 이렇게 연수원을 설립함으로써 향후에는 직원교육에 대하여 직업능력개발훈련비용으로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밖에 세무법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자본충실의 원칙과 더불어 고객에 대한 업무상 손실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매년 수입금액의 2%,누적해서 10%를 적립하도록 했었다.
2002년도 개정된 손해배상적립금의 적립규모를 놓고 상당한 비판이 있었지만 실은 그렇게 비난받을 만한 일은 아니었다. 이 준비금은 법인세법상 손금에 산입할 수 없는 준비금이어서 준비금의 설정전이나 설정 후나 항상 과세소득은 일치 했었다.
종전의 적립금제도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적립금을 부채로 적립할 것인가 아니면 이익으로 적립할 것인가에 따라 부채와 잉여금(당기순이익)만이 달라지고 이를 부채로 적립하게 되면 최소자본 2억원을 유지하기 어려운 세무법인에게는 그 만큼 타격을 받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를 부채 또는 잉여금 어느 것으로 계상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정론이 없다. 미래에 대한 부채의 대비는 부채성으로도, 잉여금으로도 그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도 결론이 난 상태는 아니므로 성급한 판단을 내릴 것은 아니다.
이 번 개정에서는 손해배상적립금의 적립대신에 손해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일부 적립금 적립, 일부 손해배상책임보험의 가입 등 양자를 동시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필자는 보고 있다. 말하자면, 퇴직급여충당금과 같이 일부는 내부유보인 손해배상적립금으로, 또 다른 일부는 일종의 외부유보인 외부보장장치로써 고객의 위험을 충분히 담보했기 때문이다.
외부보장장치인 손해배상책임보험에 가입으로 손해배상적립금의 적립에 가름할 수 있게 됨으로써 2중적인 부담은 줄어 들게 되었고 고객에게도 확실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틀을 마련한 셈이며, 또 당기순이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세무사법 소정의 취지를 달성할 수 있어서 자기자본 한도는 물론 대외신용도를 유지하는데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종전 2002.3.30 현재 종전의 규정에 의한 세무법인은 2003.12.31까지 해산하지 않으면 모두가 해산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법률 제6837호 부칙제2조 제2항).
그러나 종전 세무법인에 대한 합명회사의 등기, 새로운 세무법인의 요건강화로 유한회사 성격의 세무법인으로 전환하는 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있다. 세무사의 여론조사에서는 세무법인의 요건인 자본금 2억원과 세무사 5인유지에 대하여는 쉽게 찬성하였으나 실제로 이를 충족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또 이외에도 내부적으로 본점 소재지 및 대표이사가 맞물리면서 세무법인의 조직변경은 현실적으로 풀기 어려운 난제였다.
1년도 채 안된 기간, 그것도 상당기간을 합명회사로 등기한 세무법인을 일반 세무법인으로 등기하는 문제에 매달리다 보니 실제로 조직변경을 할 수 있는 시간은 4개월정도에 불과했었다.
너무 촉박했었던 것이다. 이 번 개정에서 그 전환시기가 2004.12.31까지 1년이 연장됨으로써 기존의 세무법인이 해산을 하지 않고 조직변경을 하여 새로운 세무법인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게 돼 참으로 다행이다.
이 번 세무사법개정에 대하여 견해에 따라서는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다. 법리적으로 그렇고 뭔가가 명쾌하지 못하다는 점때문이다. 필자도 그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 번 개정은 전에 없던 진전이었다. 집행부를 칭찬하기 위한 빈말이 아니다. 우리의 진정한 힘으로 이룩해 낸 결과이고, 또 다른 한편으로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결한 법안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단계까지 진전하였었다는 점이다. 비록 그 시도가 정치권의 여러 사정 때문에 실패를 하였지만 그것은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 세무사제도 개선에 대한 불길을 살렸고 또 그럴만한 역량을 충분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자신을 갖게 됐다. 성실하게 연구하고 우리의 업무에 전념하며 사회에 봉사하게 되면 분명히 사회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 이 번 세무사법 개정을 이러한 점을 새삼스럽게 우리에게 각인해 주었다.
우리의 과제는 혜아릴 수 없이 많다. 세무사제도만 해도, 직무, 세무사자격시험제도, 권리의무, 법인제도의 다양화, 징계절차의 민주화, 세무사의 자율권 확보, 세무사회의 조직정비 등 문제가 없는 구석이 없다. 이제 남은 문제를 모두 끄집어 내 공론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세무사회 내부의견만으로는 안된다. 국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세무사제도를 완성해 나가야 한다.
그것은 곧 납세자의 권익을 옹호하며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을 기하기 위한 길이다. 또 납세환경을 개선하며 세정의 민주적 발전에 기여를 하게 되는 커다란 디딤돌로써 세무사제도가 지향하는 바다.
제 381호 (2004.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