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개월여의 대장정이 끝났다. 7천여 회원의 분노를 촉발시키고 애간장을 태웠던 간편납세제도가 지난 7일 밤 마침내 국회의 보류 결정으로 무산된 것이다.
간편납세제도가 회원들의 성원과 적극적 참여로 보류되었지만 우리 세무사업계가 앞으로 헤쳐 갈 길은 아직 멀고 험난하다.
세무사와 공인회계사시험 선발인원 확대 등으로 세무대리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져 과거 특별한 이유로만 볼 수 있었던 세무사사무소 폐업이 이제는 일상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조만간 서비스시장 개방이 본격화되면 현재의 시장구도는 큰 변화가 불가피하고 세무사의 사무실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런 냉엄한 현실에서 이번 간편납세제도 입법 보류 과정에서 보여준 세무사회의 저력은 앞으로 세무사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세무사 스스로의 힘으로 난관을 헤쳐 나갔으며, 그 힘으로 목표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이는 7천여 구성원이 ‘한 마음이 되어, 하고자 하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으며 전문자격사로서의 자부심을 회복시켜줬다.
사실 이번 간편납세제도의 입법 보류는 리더의 확신과 구성원의 신뢰가 이뤄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회장단의 조세정의 및 세무사업계 발전에 어긋나는 제도의 도입은 철회돼야 한다는 확신과, 이 확신을 집행부와 회원들이 동의하고 신뢰함으로써 흔들리지 않는 큰 힘이 발휘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세무사업계의 몇몇 고질적 병폐와 현안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부수적 성과를 얻었다.
첫 번째가 회원들의 단합이다.
많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세무사회의 활동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가 하면, 자신의 분야에서 간편납세제 반대 여론조성에 앞장섰다.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거나 접촉, 제도가 갖는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설명함으로써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일조했다.
이번 간편납세제 보류 과정은 본회와 지방회 또는 협의회간에 일부 남아있던 반목의 부자연스러움도 말끔히 없애고 끈끈한 연대를 형성하게 했다.
일찍이 없었던 전국 지방회장단 및 서별협의회장단 회의를 두 차례나 개최하면서 현안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집행부의 방향을 지지해 줌으로써 힘을 모았던 것이다. 세무사회의 대동단결이 이뤄진 것이다.
두 번째는 공인회계사회와의 공조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초기 세무사회 자체적으로 대응할 당시에 비해 목소리가 커짐으로써 대 정부 및 국회활동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할 때 힘이 배가됐다. 재경위 조세법안심사소위가 재경부와 양단체간의 의견조율을 주문한 것도 이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비단 이번 문제를 떠나서도 세무대리 업역침해에 대한 공동대응 등 업계의 제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조체계를 구축해 놓았다는 점에서 적은 성과가 아니다. 빠른 시일내 양단체간의 상시 협의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여러 의미에서 이번 간편납세제도 보류와 이 과정에서 나타난 7천여 회원들의 일체감 조성은 세무사회 역사에 기록될 만한 쾌거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만과 자족에 빠져서는 곤란하며 더욱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세무사회장을 중심으로 전 구성원이 어떤 시도에도 허물어지지 않을 철통의 단결을 견지해야 한다.
언제든 거친 난관이 우리 세무사회 앞을 가로막을 것이며, 이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세무사신문 제427호(2005.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