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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세금 공세 벌써 시작됐나
[연합뉴스 2006-01-23]

 

   국세청이 세금 탈루 혐의가 짙은 116개 대기업에 대한 표본 세무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는 소식에 많은 국민의 가슴이 철렁해진다. 새해 벽두부터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도 그렇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 연설을 통해 양극화 해소를 화두로 던진 바로 다음날 국세청의 발빠른 대응을 보니 정부가 벌써부터 재원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세금 공세에 나선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는 각종 비과세와 감면 혜택을 대폭 줄일 작정이라고 하니 올해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세금 때문에 우울해질 국민이 많을 모양이다.

  
   국세청은 탈루 혐의 여부에 관계없이 4∼5년 주기로 벌이는 기존의 정기조사 대신 '표본조사 이후 집중조사' 방식을 활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번 조사는 미국 국세청이 2002년부터 사용하는 '국가조사프로그램'(NRP)을 원용한 것으로 탈루 혐의가 짙은 유형과 업종만 골라 표본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토대로 연중 수시로 해당 업종을 집중 조사한다. 세원을 잘 관리해 세금 탈루를 막겠다는 데 굳이 군말을 달 생각은 없다. 그러나 기업들이 작년 영업 실적에 대한 가결산에 들어가는 시점에 맞춘 이번 세무조사는 아무래도 '겁주기' 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 올해도 세수 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어떻게든 세금을 한푼이라도 더 걷어야 하는 국세청의 입장은 이해하나 국민과 기업에 으름장을 놓는 식은 곤란하다. 어째서 내로라하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무더기로 세금을 탈루하는 지경에 이르렀는가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정부가 오는 5월의 지방선거 이후에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세 개혁도 그렇다. 국민개세주의 차원의 면세점 동결이나 호화 생활을 하면서도 세금은 적게 내는 일부 고소득 전문직과 자영업자 등에 대한 세금 중과 등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비과세와 감면을 합한 조세 지출이 전체 세수의 15%에 육박하는 것도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정부가 비과세와 감면 혜택 축소에만 집착하다 보면 가뜩이나 '유리지갑'인 봉급생활자들의 부담만 더 늘어나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다. 철저한 연구와 분석이 선행되지 않으면 조세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양극화 해소는 두 말할 것도 없이 국가 정책의 최우선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세금을 더 걷어서 양극화를 해소하려 든다면 누군들 못할까. 그렇다고 양극화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도 않겠지만 설령 된다고 해도 세금을 왕창 걷어 국민의 소비 여력을 위축시키면 되레 내수 부진이 장기화해 불황의 골이 더 깊게 패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양극화는 '있는 자'에게서 돈을 더 걷어 '없는 자'에게 나눠 주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데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그러자면 정치를 안정시키고 기업가정신을 북돋워 투자를 일으키는 게 최선이다. 그래서 경제가 살아나면 세금은 자연히 늘어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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