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골치아프게 됐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중장기적 세수확보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나 세목신설.세율인상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데다 조세저항이 우려되고 있어 추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비과세.감면 축소에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고소득자 탈세는 못막으면서 서민들의 세부담은 늘린다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또 경제성장에 따른 세수증대도 적지 않다고 밝히고 있으나 외환위기 이전의 8∼9%의 고성장은 더이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세율인상.세목신설 저항 우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세목신설과 세율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지자체장 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논의 자체가 선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당내에서는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세금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면서 "따라서 내부에서 컨센서스를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같다"고 말했다.
정부도 세목신설이나 세율인상은 자칫 국제조세의 흐름과 어긋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정부 관계자는 "세율인상에 대해서는 작년에 논의했으나 국가간 조세경쟁이 치열하고 경제에 비효율성을 가져온다는 점 때문에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고소득자들에 한해 소득세 부담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수있으나 이들은 현재도 세금을 많이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하고 "고소득자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토대로 추진할 수도 있지만 빈부갈등을 부추길 뿐아니라 세수증대 효과도 크지 않다"고 밝혔다.
◇ 과세기반 확대..현실성.실효성 의문
그렇다고 해서 가파르게 증가하는 재정수요를 충족시킬 수있는 다른 대책이 확연히 보이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경제성장을 통해 세수를 어느정도 확보할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외환위기 이전처럼 연간 8∼9%의 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축소는 생산.소득.소비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세수규모를 줄이게 된다.
또 기업들이 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외국으로 나가는 것도 고용감소와 세수감소로 이어진다.
정부는 비과세.감면을 대폭 축소하고 간이과세 대상도 줄이며 자영업자 소득파악에도 공격적으로 나서는 등의 방식으로 세수를 어느 정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않게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비과세.감면.간이과세의 상당부분이 서민과 관련되는 것이어서 여당이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것은 작년말 국회에서 이미 입증됐다"면서 "게다가 이런 방식으로 세수를 어느정도 확보할 수있을지도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 지출구조조정도 적극 추진해야
이런 딜레마 때문에 정부는 재정지출 구조조정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빠르면 다음달말에 2030년까지의 중장기 재정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재정지출 구조조정도 담을 생각이다.
정부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부문은 민간에 넘기거나 아예 없애고 획일적이고 무차별적인 지원방식은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예를 들어, 반드시 중기재정계획에 들어갈 내용은 아니지만 고령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지하철 승차권을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지원대상을 선택한 뒤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세연구원의 김재진 박사는 "지출은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예산중에 이미 목적을 달성했거나 정부의 역할을 줄여도 되는 부문에 대해서는 민간이양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부담하는 세금이 낭비없이 정말 긴요하게 쓰일 뿐 아니라 그 과실이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국민들이 믿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