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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청약제도 변경 부작용 없어야 <연합시론>
[연합뉴스 2006-02-09]

 

주택청약제도가 확 바뀔 모양이다.

 

건설교통부의 2006년 업무 계획에 따르면 토지공사 등이 공급하는 공공 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당첨자 결정 방식이 현행 추첨제에서 가점제로 바뀌고 특히 중소형 아파트는 무주택자에게만 청약 자격이 주어지며 자녀가 세 명 이상인 가구는 특별 공급 대상에 포함된다.

 

주택 청약 관련 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다 보니 건교부가 운용하는 주택공급규칙은 이미 누더기가 돼 버렸고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면 헷갈리기 일쑤인 터에 또다시 전면 개편이 이뤄진다니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게 사실이다.

   
가점제는 가구주의 연령이나 가족 수와 무주택 기간 등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고 이를 합산한 종합점수로 당첨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주택 소유자도 가입할 수 있는 청약예금이나 부금 가입자 500여만 명 중 상당수가 피해를 보게 됐다. 정부도 이를 감안해 전용면적 25.7평 이하인 국민주택 규모냐, 아니면 그보다 큰 중대형이냐에 따라 가점 항목과 가중치를 달리해 적정한 규모의 주택이 필요한 계층에 돌아가게 한다는 구상이다.

 

가구주의 나이와 가족이 많고 무주택기간이 길수록 당첨 가능성이 높아지고 나이가 어리고 핵가족이면 기회가 줄어드는 셈이다.

 

어차피 분양시장은 제로섬 게임이므로 혜택을 보는 쪽이 있으면 피해보는 쪽도 있게 마련이다.

   
가장의 나이가 40을 넘고 자녀는 많은데 집 한 칸 없는 어려운 사람들을 정부가 챙기겠다는 데 굳이 반대할 생각은 없다.

 

게다가 현행 청약제도는 동일 순위 내에서는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결정하는 로또식이어서 제도 자체가 운에 지나치게 좌우된다는 지적을 받아 온 만큼 가점제도 나름대로 명분은 충분하다.

 

그러나 좁은 집에 불편하게 살면서 돈을 모아 집을 넓혀 보려는 서민들로서는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다. 정부도 초소형 주택 소유자는 무주택자로 분류할 방침이라지만 기껏해야 12평이나 5천만~1억 원 미만인 주택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서울에서는 아무리 적어도 집이 있으면 공공 아파트를 분양받을 기회는 물 건너 간다고 봐야 한다.

 

졸지에 청약 기회조차 박탈당하게 된 사람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정부 정책만 믿고 있던 수많은 사람을 갑자기 바보로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새 제도에 경과 규정을 두거나 초소형 주택의 범위를 신축성 있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울러 현행 청약제도가 그대로 적용되는 민간 택지의 공급을 활성화해 무주택자 등은 공공 분양에서 우대하고 민간 분양은 시장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1990년 대만 해도 민간 택지가 공공 택지보다 훨씬 많았으나 작년에는 1천300만 평대 350만 평으로 역전된 이유부터 파악해야 한다.

 

무려 땅값의 20%에 이르는 각종 부담금과 지방자치단체의 비협조, 주택건설업체들에 대한 그릇된 인식, 알박기 등 악질 지주들의 횡포 등 민간 택지 개발을 가로막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게 급선무라는 이야기다.

 [조회: 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