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경기가 나쁠 때 오히려 대출을 회수, 수요자들의 자금 사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욱.이항용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21일 '금융산업의 자본규제와 은행대출의 경기순응성에 관한 연구 : 신바젤협약(Basel ll) 도입의 영향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논문은 "우리나라처럼 은행 대출의 담보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경기가 좋을 경우 담보가치가 높아지면서 대출금액이 커지는 반면, 경기가 나쁠 때는 담보가치 하락으로 은행이 대출을 축소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침체시 은행은 시장 신뢰를 위해 자기자본비율을 더욱 높이면서 대출의 경기순응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차주 신용도에 따라 위험가중치가 차등 적용되는 바젤II가 도입될 경우 이 같은 대출의 경기순응성이 더욱 확대,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을 야기하고 경기 변동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은행대출의 경기순응성 확대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책당국의 재량권이 폭넓게 행사될 필요가 있다고 논문은 밝혔다.
논문은 "경기호황일 때 은행들이 위험수준을 낮게 평가, 대출을 확대할 경우 정책담당자가 은행이 자기자본을 더 많이 축적하도록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필요자기자본비율 및 최소대손충당금비율을 상향하거나 담보인정비율(LTV) 한도 등을 엄격하게 설정하는 재량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다만 ▲정책당국자의 위험에 대한 이해가 완벽할 수 없고 ▲설령 충분한 이해를 가지더라도 재량권의 광범위한 인정이 오히려 금융기관의 위험관리유인을 저해, 총체적 위험의 증가로 나타날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감독당국의 규제기준은 경기순환주기와 신용증가율, 자산가격 변동 등의 변수와 체계적으로 연계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논문은 강조했다.
이밖에 ▲중앙은행 통화정책을 이용한 은행의 대출조정 ▲담보대출이 아닌 신용대출 위주의 은행 대출관행 정착 유도 ▲중소기업 전문 크레딧뷰로(CB.신용정보회사) 역할 확충 등의 방안도 장기적 대응방안으로 고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