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다가구 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표준주택 가격의 오름폭을 크게 웃도는 것은 비교대상인 지난해 공시가격의 산정방식이 부실했던데 적지 않은 원인이 있다.
작년에는 창고나 상가로 조사됐는데 실제로 가보니 주택으로 사용되고 있거나, 인근에 건물이 지어졌다는 사실이 새로 확인되는 등의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해당 단독.다가구 주택 소유주들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상속세.증여세.양도세 등의 부담이 커지게 돼 공시가격 열람이 시작되자마자 거센 항의가 속출하고 있다.
반면 정부의 수용 등으로 보상받아야 하는 일부 지역에선 시세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항의하는 사태가 나오고 있다.
올해 공시가격도 여전히 시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올해를 기준으로 상승률이 나오는 내년에도 혼란은 되풀이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최고 300%나 올라
각 시.군.구는 단독.다가구 주택에 대한 공시가격 산정작업을 마무리한 지난 17일부터 내달 6일까지 공시가격을 열람케 하고 의견접수를 거쳐 다음달 28일 공시가격을 결정, 공시한다.
각 시.군.구 등 기초자치단체의 부동산 평가 담당자들에 따르면 17일부터 열람이 시작된 개별 단독.다가구 주택의 공시가격 오름폭은 지역에 따라 표준주택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 성동구의 표준주택 가격상승률은 5%수준이지만 주택에 따라서는 300%나 급등한 곳도 있다. 주택인데도 작년에 창고나 상가로 잘못 조사된 경우 올해 상승폭이 높았다고 성동구 관계자는 전했다.
행정복합도시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의 표준주택은 평균 50.5% 올랐으나 금남면에서는 70%까지 상승했고 일부 주택은 300%의 오름폭을 나타냈다.
표준주택 가격이 3.9% 오른 서울 노원구에서 뉴타운지역인 상계 3동과 4동은 30%가량의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강북구도 표준주택은 4.7% 올랐지만 재건축.재개발 호재지역인 미아 6동과 7동은 1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고 용도변경 등으로 50%이상 오른 곳도 있다.
서울 서초구의 표준주택은 지역에 따라 3∼5%가 올랐지만 재건축.재개발을 앞둔 일부 지역은 10∼20%나 상승했다.
서울 도봉구도 표준주택 가격상승률은 3%이지만 도봉2동을 비롯한 개발구역의 공시가격은 10%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주택가격 상승요인이 많지 않은 도봉구에서 10%의 상승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 강동구는 표준주택 가격상승률이 3.3%였으나 상일동.고덕동은 평균 11% 올랐고 명일동에는 15%나 오른 주택도 있다.
경기 일산시 동구.서구의 표준주택 가격상승률은 각각 5%이지만 개별주택은 평균 10%나 올랐다. 평균 가격상승률이 이 정도이면 개별주택에 따라서는 상승폭이 상당히 높다는 뜻이다.
◇ 공시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개별 단독.다가구 주택의 공시가격 상승은 작년 공시가격이 워낙 부실한데 따른 영향이 적지 않다.
가격공시 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된 작년에는 개별주택의 기준이 되는 표준주택 가격부터 시세와 동떨어졌다.
표준주택 가격을 시가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었으나 50∼60%에 그친 곳이 허다했고 30∼40%에 머문 경우도 적지 않았다.
관련법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감정평가법인들이 표준주택 가격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고 표준주택 수도 지나치게 적어 다양한 주택의 공시가격을 왜곡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별주택의 조사 주체인 기초자치단체들은 시간, 인원, 경험이 모두 부족했기 때문에 현장조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주택을 창고나 상가로 잘못 파악한 경우도 많았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조사가 비교적 정교해지면서 공시가격이 크게 상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지자체 실무자들의 설명이다.
개발지역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는 점도 올해 공시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은 뉴타운이나 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 지방은 행정복합중심도시 주변이나 기업도시 지정지역, 신도시 예정지 등 개발호재 지역에서 땅값이 급등했고 이는 단독.다가구 주택의 공시지가를 올리는 원인이 됐다.
◇ 민원.항의 내년에도 반복
단독.다가구주택 공시가격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상속세.증여세 등 의 과세 기준이 된다.
이에 따라 인근의 주택가격에 비해 자신의 주택가격이 높게 나온 단독.다가구주택 소유자들의 항의는 불가피하다.
서울 서초구의 관계자는 "공시가격 열람이 시작된 첫 날 문의 겸 항의 전화가 400여통이나 걸려왔다"면서 "갑자기 공시가격이 올라 세금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항의"라고 말했다.
반면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충남 연기군 관계자는 "행정복합도시 편입지역이나 주변 주민들은 시세 대비 공시가격이 60∼70% 정도로 정부 목표치인 80%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공시가격이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보상액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항의와 민원은 이번주부터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부터 공시가격 열람이 시작됐기 때문에 보유주택의 공시가격을 아직 확인하지 못한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에도 정확하지 않은 공시가격으로 인한 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단독.다가구 주택의 공시가격이 시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이들 주택의 공시가격은 결국 시가에 근접해 더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은 올해 개별주택 가격을 제대로 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 가격이 급등한 지역의 경우 공시가격을 깎아줬고 ▲ 현장방문없이 건축물관리대장만으로 특성을 조사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으며 ▲ 현장을 찾아가더라도 주택의 외양만 보고 가격을 산정하는 경우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