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법인들의 세부담은 아시아의 경쟁국들에 비해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벤처기업을 비롯한 특정 산업에 대한 조세지원은 국가경제 전체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이영 한양대 교수는 2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기업환경개선을 위한 규제개혁 연구」 자료집에 수록한 '산업별 조세규제의 측정과 조세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분석'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유럽의 'OSIRIS 데이터'에 수록된 52개국 법인의 유효한계법인세율을 측정한 결과, 한국이 29%로 낮은 나라부터 서열을 잡았더니 26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한계세율은 아시아의 경쟁국인 대만.홍콩 각 14%, 싱가포르 22%, 인도 23%, 필리핀, 25%, 태국.말레이시아 26%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
남미의 국가들인 칠레 15%, 페루.브라질 각 28% 등보다도 높았다.
반면, 한국보다 높은 나라들은 중국 30%, 프랑스 33%, 덴마크 34%, 미국 36%, 독일 37%, 일본 44% 등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유효한계법인세율이란 법인의 이윤이 1단위 증가하면 세부담은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측정한 것"이라면서 "한국의 이 세율은 전세계적으로 중간 수준이지만 좀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인세는 다른 분야보다 탄력성이 높기 때문에 세부담이 높으면 기업들은 곧바로 다른 나라로 이동한다"면서 "2000년대 들어 각국의 법인세 인하 움직임은 본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논문은 이와 함께 한국의 경우 금융산업.기술산업.에너지산업의 유효세부담은 낮고 통신산업.의료산업.공익산업의 유효세부담은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논문은 이어 특정 분야에 대한 조세지원은 해당 분야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으나 경제 전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세계 각국을 분석한 결과 특정산업에 대한 조세지원이 자원배분 왜곡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세지원도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아울러 한국의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는 거의 상시화돼 있어 경기조절 목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됐다.
또 감가상각제도 역시 법적으로 융통성의 여지가 없고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어 세부담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가상각은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자본재 가운데 생산을 위해 사용됐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을 비용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이 논문 작성에는 이 교수 외에 김태종 KDI 국제정책대학원교수, 성태윤 KAIST 대학원 교수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