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세제개편 방안이 지방선거 이후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참여정부의 남은 임기 내에 부가가치세율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주성 이화여대 교수는 23일 재정경제부가 과천청사에서 개최한 '국가채무관리 효율화 방안' 공개 토론회에서 선거 등 정치일정과 국민의 조세저항을 근거로 이같이 전망했다.
전 교수는 "부가가치세 부문의 영세율이나 면세제도 재정비, 간이과세제도 폐지등 일부 세제개혁과제는 이번 정권내에 이뤄질 수도 있지만 부가가치세율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차기 정권의 집권 첫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입기반이 워낙 좁기 때문에 세율을 올리는 것 보다는 세입기반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며 "일단 세입기반을 충분히 확대하고 세수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경제성장률 높이기 위해 노력한 다음 필요하면 부가가치세율 2∼3%포인트 올리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정건전성의 지표로 ▲재정적자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수준 ▲단기적 위험도 ▲장기적 지탱 가능성 ▲세입.세출 구조를 꼽으면서 "우리나라 재정은 단기적 위험도가 높고 장기적 지탱 가능성도 불확실하며, 세입.세출 구조는 아직 후진국적 형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정 위험의 핵심으로 잠재성장률의 하락 추세에 따른 세입측면의 불확실성과 통일비용이나 행정도시 이전 비용 등에 따른 세출측면의 불확실성, 재정운영에 정치적 요인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지목했다.
전 교수는 "양극화나 고령화.저출산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GDP 대비 20% 가량인 세수를 아무리 늘린다 해도 늘릴 수 있는 비율은 3%포인트 가량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방화로 세금을 올리기 어렵고, 민주화 속도가 빨라 조세저항이 크기 때문에 세수 증대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구국가들도 복지국가의 절정기였던 1960∼1970년대에 GDP 대비 세수가 20∼25% 수준이었고, 미국의 현재 GDP 대비 세수는 17∼18%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세금을 낮춰주는 것보다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효과가 커 비과세 감면 제도 축소가 추진되고 있지만 조세지원제도는 이미 기득권이 많기 때문에 저항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적자부채 방안에 대해 "특정목적을 위해 정치권 합의로 일정액의 적자부채를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성장률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쉽게 선택될 수 있는 방안은 아니다"고 말했다.